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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를 시작한 지도 3년째다. 새로운 습관이 완전히 내 것이 되기까지 66일(약 2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사람마다 그 시간은 차이 있다는데, 내 경우는 아직도 진행 중인 것 같다. 매일 아침마다 그냥 스트레칭만 할까? 아님 제대로 운동할 건지 아님 아예 운동 안 할지 갈등한다. 결국엔 운동하면서... 땀을 뚝뚝 흘리며 쾌감을 느끼면서도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피트니스 - 류은숙>(코난북스)는 운동의 재미와 동기를 되새기게 해준 책이다. 손바닥만 한 문고판 책으로 153쪽밖에 되지 않아 후딱 읽을 수 있다. 특히 책 표지에 "나는 뭔가를 몸에 새긴 것이다"란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출판사의 소개를 보면 

"운동이라곤 25년 넘게 해온 인권운동밖에 모르던 지은이는 그렇게 운동, 피트니스의 세계로 들어선다.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 첫날 “개처럼 굴렀다”는 절규를 내지르지만 조금씩 더 빠르게, 더 무겁게, 더 오래 운동하게 될수록 몸에 변화가 찾아든다. 그러길 2년 가까이, 피트니스는 저자의 몸뿐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난 학교 다닐 때 수학만큼 싫었던 과목이 체육이었다. 촌스런 녹색 체육복을 입어야 했다. 100미터 최고 기록은 18초, 뜀틀은 4단을 넘지 못했다. 한마디로 저질체력의 결정체였다. 졸업 후 일하면서 밤샘하고 허구한 날 술을 마셔도 그럭저럭 견딜만 했다. 30대에 들어서면서 허리부터 고장 났다. 30분도 앉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소화도 잘 안돼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생기며 나를 괴롭혔다.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워낙 약해서 그렇다고... 병원과 한의원을 다니며 좋다는 치료를 받았다. 사실 그때만 반짝일 뿐이다. 

 

결국 발등에 불 떨어져야.

난 운동에 눈을 돌렸다. 허리통증에 좋다는 수영부터 스쿼시, 요가, PT, 헬스 등 다양하게 했지만 꾸준하진 않았다. 수확이라면 운동의 중요성에 눈이 떠졌다고나 할까. 띄엄띄엄했어도 안 한 날과 한 날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밭을 가는 마음으로 해왔던 오늘의 운동이 내일의 건강을 약속한다는 걸 깨달았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중 특히 좋았던 부분들을 뽑아봤다. 

 

나는 뭔가를 몸에 새긴 것이다

다시 운동을 시작한 날, 막 입학한 새내기의 셀렘으로 체육관에 들어섰다. (중략) 나는 트레드밀을 시속 3.5 킬로 미터로 걷는 달팽이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아무리 느려도 나는 움직이고 있다. 다시 움직인다는 것이 즐겁기만 했다. 분홍신을 신고 무대에 오른 발레리나처럼, 운동화를 신고 나는 것 같았다. 나는 뭔가를 몸에 새긴 것이다. 몸에 새긴다! 이 말이 참 좋다.

 

복근 운동과 유산소 운동, 지루한 삶과 같아라

삶이 지루하다 해서 늘 익사이팅한 경험을 만들고 매일 여행을 떠날 순 없지 않은가. 살아가려면 늘 고만고만한 일상과 맞물려 돌아가는 소소한 성취에서 기쁨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피트니스의 지루함은 삶의 그런 모습과 닮아 있다. 

 

나를 지켜보는 사람

인생에도 퍼스널트레이닝 같은 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니지. 나와 내 주변 사람들, 또 다른 누군가가 서로에게 서로의 PT가 되어주니 살아가는 것이겠지. 

 

시종일관 지은이의 관찰력과 유머 감각에 무릎을 치며 즐겁게 읽었다. 내일 아침에도 할까 말까로 고민하겠지만 지은이처럼 뭔가를 내 몸에 새기는 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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