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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와인들(1)

앨리스앤 2020. 12. 15. 21:55

 

또 연말연시가 다가왔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집콕하게 된 요즘, 올 한 해 와인들을 뒤돌아보며 일 년을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올핸 전에 비해 마신 와인의 수가 많지 않더군요. 연말연시에 각종 시상식을 하듯이 특히 내돈내산 와인들 중 올해 와인들을 뽑아봤습니다. ^^  

 

1. 올해 가장 인상적인 스파클링 와인 - 일년내내 언제 어디서나 마셔도 좋은 와인으로 샴페인보다 저렴해서 좀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 마시기 좋은 스파클링 와인으로 소개했던 랑글로아 레제르브 브뤼(빈티지)와 로제 스파클링 와인을 가장 많이 마셨더군요. 내돈내산도 있었지만 지인이 자주 가져와서 잘 마셨답니다. 

루아르의 크레망 랑글로아 브뤼 로제 - 이쁜 색깔 때문에 기본 점수를 높게 줄 수 밖에 없어요. 

 

가격과 상관없이 가장 인상깊은 스파클링 와인은 내추럴 방식으로 만든 프랑스 부르고뉴의 뱅 무쓰 Vin Mousseux, 메쏘드 트라디 씨 오넬 쉿 드랭 Methode Traditionnelle Chut Derain입니다. 유명한 부르고뉴 생또방의 내추럴 와인 생산자인 도멘 드랭 Domaine Derain이 알리고테 100%로 만듭니다. 정말 얄미울 정도로 잘 만들었습니다. 상쾌하고 깔끔하기 그지 없어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만 버블은 강하지 않습니다. 샴페인처럼 기압이 세지 않거든요. 12개월 동안 병에서 앙금과 함께 숙성합니다. 참 맛있어요. 보통의 내추럴 와인 같지 않으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재고가 있다면 또 구매하고 싶은 와인이랍니다. 

메쏘드 트라디씨오넬 쉿 드랭 - 깨끗하고 깔끔한 뱅무쓰 

 

2. 올해 가장 좋았던 샴페인 - 스파클링 와인을 뽑았으니 샴페인도 뽑아야죠. 샤르도네 100%로 만드는 블랑 드 블랑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작년에 올해 생일 샴페인으로 루이나 블랑 드 블랑 Ruinart Blanc de Blancs NV을 샀습니다. 생일은 '비싼 술 마시는 날' 이잖아요. 평소엔 넘사벽이지만 생일 같이 특별한 날엔 샴페인을 허락해야죠. ^^ (이러느라 주머니가 깃털 수준) 전부터 좋아하고 추억 많은 샴페인입니다. 한마디로 우아우아해요. 황도, 레몬 케이크, 구운 아몬드와 생강차 맛도 약하게 납니다. 중간 정도의 무게감에 신선한 느낌이 이어집니다. 상태 좋은 소고기 등심을 구워 먹을 때 같이 먹었는데, 둘 다 기가 막히더군요. 루이나는 설립년도가 1729년으로 샹파뉴에서 가장 오래된 메종입니다.

루이나 블랑 드 블랑 - 다 마시고 화병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3. 올해 타이밍이 가장 좋았던 화이트 와인 - 점점 나이들면서 왜 그런지 레드 와인이 부담스러워집니다. 그래서 화이트 와인을 두 개 뽑았습니다. 두 와인 모두 딱 마시기 좋을 때 따서 좋았던 기억이 남았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와인은 마크 꼴랭 에 피스 생또방 1er 크뤼 엉 라미 2012 Marc Colin et Fils Saint-Aubin 1er Cru En Remilly 2012입니다. 2018년 프랑스에서 사 온 와인. 아... 그리워요. ㅜㅜ 마크 꼴랭은 생또방에서 정상급 와인 생산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화이트 와인의 명성은 대단합니다. 이 생또방에 위치한 엉 라미 포도밭이 전설적인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몽라쉐 포도밭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유명하고 가격도 제법 나갑니다. 2012년이라 마실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죠. 향기롭고 섬세하기 그지없습니다. 힘찬 산미의 느낌은 아니지만 신선함은 살아 있어요. 잘 정돈된 느낌이에요. 깐깐해 보이는 주인장이 떠올라요. 근사한 와인이지만 국내에서 사려면 좀 비싸네요(안타깝게도 이 와인 사진은 없어요. ㅠㅠ). 

두 번째 와인은 프랑수아 라끼에 메르큐레 블랑 Francois Raquillet Mercurey Blanc 2016입니다. 조금 더 가지고 있다가 마실까 했지만 이번에 마시기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과일 풍미가 부드럽고 산미는 날카롭지 않아요. 버터 느낌으로 살짝 묵직하고 깊이감이 느껴집니다. 12개월 동안 오크 숙성을 한 덕분이겠죠. 부르고뉴에서 남쪽에 위치한 메르큐레는 레드, 화이트 모두 생산하는 마을이에요. 사람 좋게 보이는 주인장은 인상과는 달리 매우 꼼꼼하게 와인을 만들어요. 테이스팅 룸도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성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프랑수아 라끼에 메르큐레 블랑 -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 그대로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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