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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TMI

[와인시음] 샤를 조게 & 필라트로

앨리스앤 2020. 10. 21. 17:26

 

남과 비교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지만 스타일이 제 각각인 와인의 개성을 쉽게 파악하기엔 비교 시음보다 더 좋은 게 없다지난주 일 때문에 와인을 협찬받았다.서둘러 멤버들을 모아 시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버섯 샐러드와도 제법 잘 어울리는 러브 블록 소비뇽 블랑 

 

비교할 두 와인이 모두 레드 와인이라 상큼한 화이트 와인 등판! 전에 마셔본 적 있는 러브 블록 오렌지 소비뇽 블랑 Loveblock Orange Sauvignon Blnc이다. 뉴질랜드 말보로의 소비뇽 블랑으로 비건 프렌들리이며 인증받은 유기농 와인이다. 러브 블록은 잘 알려진 뉴질랜드 와이너리 킴 크로포드 Kim Crawford Kim과 그의 아내 Erica가 새롭게 만든 와이너리이다.

깨끗하고 맑고 순수한 자연으로 그대로 마시는 느낌이다. 열대과일과 자몽, 오렌지, 소비뇽 특유의 신선한 풀 향기가 가득하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듯한 위압감은 없다. 마실수록 계속 좋아지는 매력을 가졌고 상쾌하게 분위기를 바꿔준다. 그리고 레이블이 참 이쁘다. ^^ 여름이 아니어도 식전주로 마시면 좋을 것 같다. 항상 와인은 좋지만 결국 가격이 문제인데 사고 싶다

샤를 조게 Charles Joguet는 와인 전문서적에 꼭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프랑스 루아르의 생산자다. 나도 책에서만 봤던 거라 기대가 컸다. 이번에 새롭게 수입되어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여기서 잠깐 TMI 시간!~

프랑스의 루아르는 아름다운 고성과 정원, 숲이 많아서 '프랑스의 정원'이라 불리는 지방이다. 또한 프랑스에서 가장 다채로운 와인 산지로 포도밭은 55,000헥타르에 달하고 매년 전 세계로 3 2천만 와인을 유통한다. 루아르 강을 따라 서쪽 끝 대서양과 접하는 곳에서 동쪽 내륙 쪽으로 주욱 이어지며 기후조건에 맞게 다양한 품종들을 재배한다루아르 크레망(스파클링 와인), 화이트와 레드 와인, 로제 와인 그리고 스위트 와인까지 거의 모든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한다

루아르 와인 생산지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대서양 연안과 가까운 서부 루아르 뮈스까데 Muscadet(품종명과 동일한 지역명), 내륙으로 들어가 동부 루아르 상세르 Sancerre와 푸이 퓌메 Pouilly Fume는 소비뇽 블랑으로 유명하다. 중부 루아르는 슈냉 블랑으로 유명한 사브니에르 Savennieres, 드라이 화이트 와인에서 스위트 와인까지 생산하는 부브레 Vouvray와 코토 뒤 레이용 Coteaux du Layon이 있다.

선선한 기후 덕분에 루아르 와인의 특징은 강렬한 산도다. 이는 화이트 와인뿐만 아니라 레드 와인에서도 나온다. 중부 루아르에 위치한 쉬농 Chinon과 부르게이 Bourgueil, 소뮈르-샹피니 Saumur Champigny, 투렌 Touraine은 레드 와인 생산지이다. 서늘한 토양과 기후 조건을 좋아하는 카베르네 프랑의 주요 생산지이기도 하다. 그 중 소뮈르-샹피니와 쉬농이 가장 유명한데 오늘 비교 시음한 두 와인도 여기 출신이다. ^^ 

카베르네 프랑의 타닌은 중간 정도인 반면에 산도는 강하다. 뭐랄까색상은 그리 진하지 않고 무게감은 다소 가벼운 쪽이다. 라스베리라즈베리, 까시스딸기, 체리 등 다양한 붉은 과실의 향이 풍부하다덜 익은 카베르네 소비뇽을 닮은 듯한 후추와 피망민트풀 내음이 난다. 이는 강한 산도와 함께 와인에 신선한 풍미를 담당한다. TMI

 

샤를 조게 레 쁘띠뜨 로쉬 Charles Joguet Les Petites Roches(오른쪽)의 빈티지는 2016이다. 샤를 조게는 루이르의 '살아있는 전설', '쉬농 최고의 와인 생산자'라 평가받는다. 쉬농 최초로 포도밭을 각 토양 별로 분리해서 관리하는 부르고뉴의 포도밭 관리 방식을 도입했다. 이로써 쉬농 와인의 품질 향상을 꾀했고 성공을 거뒀다. 가장 유명한 “끌로 드 라 디오트리 Clos de la Dioterie”는 현재까지도 “쉬농 최고의 레드 와인"이라고들 한다.

레 쁘띠뜨 로쉬는 30년 수령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며 18개월 동안 스테인리스 배트에서 숙성한다. 오크를 사용하지 않아서 무척 상쾌한 느낌이다여러 베리류의 향이 나면서도 향신료의 향이 은은하게 어우러진다타닌과 산미 모두 부드럽다. 어느 하나도 걸리지 않고 술술 넘어간다깔끔하고 신선하다. 다들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마시기 좋다고 좋은 점수를 주었다

샤를 조게가 쉬농 대표주자라면 필라트로 Filliatreau는 소뮈르-샹피니를 매력적인 와인 생산지로 만든 주인공이다. 필라트로의 와인들은 13세기에 만들어진 퓌포 tuffeau라 불리는 석회동굴에서 숙성된다필라트로 소뮈르-샹피니 2009(왼쪽)는 평균 수령이 무려 50-30년이나 되는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다. 루아르의 전통대로 오크 숙성을 하지 않는다. 산딸기, 까시스의 향과 함께 시가, 스파이시한 향이 어우러진다. 신선한 느낌이 살아 있다. 레 쁘띠뜨 로쉬와 꽤 비슷한 느낌이었다. 둘 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아서일까 짐작해봤다. 사실 빈티지 차이가 좀 있어서 무리 있지만 그래도 카베르네 프랑의 두 가지 버전을 경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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