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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이것저것

선물 같았던 남해 여행

앨리스앤 2024. 5. 31. 23:24

 

아름다운 상주은모래해변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 여행의 소중함은 남다른 법. 계절의 여왕, 5월 여행이 부럽던 차에 남해로 갈 기회가 생겼다. 목적지는 남해군이지만 호기롭게 1시간 거리의 여수를 엮어 계획을 세웠다. 이 나이 먹도록 한번도 여수와 남해군 모두 다 가보지 못해, 나도 모르게 설레고 기대가 가득 차 올랐다. 사실 여행 중 가장 즐길 수밖에 없는 게, 바로 먹거리! 동행한 친구 또한 맛집 탐방을 좋아해서 맛난 걸 먹을 생각에 평일임에도 막힌 도로고 용납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여기선 직접 가보고 좋았던 곳만 뽑았다(식당정보는 검색페이지에서 찾아보시길)

포장해온 삼치회

여수 - 대성식당
내가 여수를 꼭 가보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삼치회! ㅎㅎㅎ 서울, 경기 수도권에선 좀처럼 먹기 힘들어 여수를 가야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또 질감이 카스테라처럼 폭신하다는 경험담을 들으니(귀가 얇아^^) 먹고 싶어지는 건 당연. '삼치회'라고 검색만 하면 대성식당이 바로 뜨는데, 다들 맛있다는 리뷰들이 오히려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도착한 날엔 다른 식당을 갔기 때문에 이튿날 해장할 겸 이곳을 찾았다. 아직 점심 때가 아니라서 그런지 우리가 첫 손님. 꽃게탕을 주문하고 나니 삼치회와 서대회무침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 사장님께서 여수에서 처음 삼치를 회로 내놓았다고 하니 어떨할까 고민고민. 왜 우리 위장은 히밥이나 쯔양의 것과 달리 쬐그만해서 고민해야 하는 걸까. 결국 우린 서대회를 추가하고 삼치회는 저녁으로 포장해가기로(그날 남해군으로 이동해야 했다). 

와인없이 회를 먹다니!? 뉴질랜드 소블 크래기 레인지는 찰떡!

꽃게탕이야 맛이 없을 수 없는데... 색깔부터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된장 위주의 양념이라 깊고 감칠맛이 많이 났다. 꽃게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고.. 혀에 착착 붙는다.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그 맛이 생각나. ㅎㅎ 서대회도 양념이 끝내준다. 사실 요 서대라는 생선은 정말 별 특징없는 無맛이라, 다른 회무침도 그렇지만 특히나 양념 맛이 중요하다. 획실히 장이 맛있는 집인듯... 나중에 포장해 온 삼치회 역시 ㅎㅎㅎㅎ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맛. 생소하지만 거부감 없이 착 붙는 맛. 내 입엔 카스테라 같이 폭신하진 않지만 씹는 느낌이 부드럽다. 선어라서 택배도 가능하다 하니, 주문해서 먹고 싶다. 사실 다른 메뉴들도 다 먹어봤어야 하는데... 아까비~

남해군 미조리 - 팔도전복죽해물 
지금까지 먹어본 해물찜 중 가장 맛있는 해물찜이었다. 미조항은 남해군의 동쪽 끝에 있는 어항인데, 남해군 다른 곳처럼 낚시하러 많이 오는 듯. 우리가 남해군을 찾았던 5월 초는 멸치가 제철이라 이곳저곳에서 멸치축제 중이었는데 우리가 찾은 날이 요 멸치축제 마지막날로 주차장엔 차가 그득그득, 여기저기 공연이 열려 시끄러웠지만 그런대로 흥청거리는 분위기를 즐겼다. 미조항은 남북으로 나누는데 해안도로처럼 바다를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있어 정말 한가롭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미조항에서 바라보는 노을

동네에서 추천받은 팔도전복죽해물은 ㅎㅎ(웃음부터) 가게 벽에 전복껍질으로 장식해서 눈에 확 띠었다. 늦은 점심을 먹은 탓에 많이 주문할 순 없어서 그냥 해물전골(2인)만! 그런데 곧 후회를... 나중에 또 갔다는 친구의 말로는 멸치회와 멍게 비빔밥이 기가 막혔다고, 배불러도 꼭 먹었어야 했다고, ㅠㅠㅠ 암튼 해물전골은 그야말로 대성공!!! 싱싱한 건 기본이고 손질을 깔끔하게 해서 먹기 좋았다. 적당한 간에 국물은 시원하고 소주를 안 마실수가... 3인을 주문하면 생낙지도 들어간다는 사장님 말씀 ㅠㅠㅠㅠ 주문하기 전에 찬찬히 보고 결정했어야.... 성질이 급해도 너~~~~~~~~무 급해. 아쉽지만 나중을 기약할 수 밖에... 

 

전복솥밥

NAMHAE정식당 
숙소가 있었던 남해읍에서 점심 먹으러 간 집. 깔끔한 외관부터 맘에 들었고 평일 점심이라 오픈런하지 않아도 되어 더 좋았다. 전복솥밥과 전복 리조또를 먹었는데 모두 만족! 솥밥이랑 찬 모두 평균 이상이라 추천해도 칭찬받을 수 있는 그런 식당이랄까. 배가 가득찼지만 마지막까지 알뜰하게 끍어 먹었던 행복한 한끼였다. ㅎㅎㅎ 

남해에서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바쁠 것도, 급할 것도 없이 까페 창가에 앉아 평범한 동네 풍경을 보며 커피를 홀짝였다. 일 때문에 노트북을 가져왔지만 컴 화면보다 더 자주 밖을 내다본 거 같다. 손바닥만한 읍내 구경도 질리지 않고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흘렀다. 

벌써 한 달이나 지났다니... 아침이고 저녁이고 울어대는 옆집의 고양이 소리도 그리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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