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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부터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지만 실상은 멀고 또 멀다. 그래도 꾸준하게 정리하면서 비워내고 물건을 사들일 땐 두 번 더 생각한다. 여러 미니멀리스트의 너투브 영상이나 책을 통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다고 할까? 살림이 많진 않지만 미니멀리스트의 눈에 난 여전히 전형적인 맥시멀 리스트다. 지금도 고민 중인 침대, 소파뿐만 아니라 서랍장과 책장엔 자잘한 것들이 그득그득하다. 조만간에 비울 것이다. 암요. 그래야지. 오늘 여름옷 정리를 하면서 몇 벌의 옷들과 추억이 깃든 그릇들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다. 특별히 사는 게 없는데 비워도 비워도 물건들이 나오는 걸 보면 역시 난 타고난 맥시멀 리스트인가 부다.
비우는 생활을 하면서 다른 미니멀리스트처럼 나도 더 이상 사지 않는 것들이 있다. 생각해보면 없어도 되는데 남들이 사니까, 값이 싸니까,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등등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습관적으로 샀던 거 같다.
① 바디샤워: 안 산지 꽤 되는 것 같다. 비누로 충분하다.
② 주방세제: 올해 초 소프넛을 알게 되어 쓰면서 주방세제와 안녕했다. 소프넛은 천연 비누열매로 솝베리라고도 한다. 껍질에 사포닌 성분이 있어 옛날엔 비누 대용으로 썼다고 한다. 소프넛을 물에 넣고 저으면 신기하게 거품이 나서 그릇이나 빨래를 할 수 있다. 생각보다 기름기도 잘 닦인다. 난 설거지할 때만 사용하지만 쓰고 있는 세탁세제를 다 사용하면 빨래할 때도 써 볼 계획이다. 3-4번 재사용이 가능하고 몸에도 무해한 점이 큰 장점이지만 처음엔 사용방법이 좀 번거로울 수 있다. 난 병에 4-5개를 넣고 물에 충분히 우려내서 그 물을 설거지통에 넣고 쓴다. 삼겹살 기름 같은 건 뜨거운 물과 함께 닦으면 문제없다. 만족하는 품목이다.
③ 슬라이딩 커팅랩과 알루미늄 포일: 커팅 랩을 주방에서 비우기가 힘들었다. 없으면 남은 음식이나 식재료를 보관하기가 곤란하니까. 결국 뚜껑 있는 용기와 종이 포일, 재사용이 가능한 실리콘(위쪽 사진)을 이용하면서 바이바이했다. 언제부턴가 알루미늄 포일은 쓸 일이 없어졌다. 괜히 커팅 랩이랑 세트로 사야할 것만 같아 생각 없이 샀다.
④ 갑 티슈: 각티슈라고도 하는 박스 안에 넣은 화장지로 갑 티슈가 옳은 말이라 한다. 먼지가 나서 싫기도 하고 집에서 그리 사용할 일이 별로 없어(화장을 잘 안 해서 그런가??) 사지 않은 지도 오래된 듯. 티슈가 필요할 땐 키친타올을 사용한다.
⑤ 화장솜: 참 오래 썼는데, 작년부터 손이 화장솜을 대신한다. 아쉬울 때도 있지만 그리 불편하지 않다. 화장솜이 없어지니 화장대 위 작은 쓰레기통도 함께 치워졌다. 마음까지 깔끔해졌다.
⑥ 플라스틱 칫솔: 대나무 칫솔로 바꾼 지 일년이 되었다. 사실 입 속에서 나무의 느낌이 그리 좋지 않지만 지구를 위해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
⑦ 주방용 수세미: 올해 초 소프넛과 함께 천연 수세미를 사서 사용하고 있다. 생각보다 잘 닦이고 무엇보다 설거지 후에 바짝 말라서 위생상 찜찜하지 않다.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⑧ 2리터 생수: 플라스틱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에 생수 대신에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한다. 브리타 정수기는 물을 받아서 바로 정수하는 방식이라 위생 문제는 거의 없고 간단하다. 물론 물통을 자주 닦아야 하고 필터 교환도 제대로 해야 한다(이게 번거롭긴 하다.). 1인 가정에서 딱 좋은 품목이다. 겨울엔 보리차나 옥수수차를 끓여 식수로 먹는다.
⑨ 일회용 비닐팩: 이것도 비우는 게 힘들었다. 요즘은 자연분해 되는 비닐봉지나 제품의 포장재를 재활용하는 편이다. 자연분해 비닐은 얇아서 내구성이 좀 아쉽지만 그런대로 쓸만하다.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재료가 남지 않게 요리하고 음식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깨끗하게 먹는 편이다.
물건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긴 하지만 좀처럼 비우지 못하는 물건들이 많다. 갈 길이 멀다. 문제 없이 잘 사용하던 물건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비울 순 없다. 스스로 혹은 가족들이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한 후 결정해야 한다. 미니멀 라이프는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덤으로 나와 자연을 지키는 생활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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